이사 짐을 싸다가 안 쓰는 모니터가 나왔다. 버리기는 아깝고 팔자니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상자째 며칠을 두고만 봤다. 중고거래 앱은 깔려 있었지만 사보기만 했지 파는 쪽은 처음이었다.
작년에 이사 정리를 하면서 결국 그 모니터를 당근에 4만 원으로 올렸다. 그리고 이레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글은 그 이레가 왜 그렇게 흘러갔는지, 여드레째에 내가 무엇을 바꿨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물건이 안 나가는 이유는 대개 가격이 아니라 글이다. 비슷한 매물 3개로 값을 정하고, 낮에 밝은 곳에서 찍은 사진과 모델명이 들어간 제목으로 다시 올리면 문의가 붙는다. 나는 일주일 동안 채팅 한 통 못 받다가 사진과 제목만 고치고 그날 저녁에 세 명에게 연락을 받았다.

목차
값은 어떻게 정했나?
내가 쓴 방법은 하나다. 앱 검색창에 모델명을 넣고 올라온 매물 3개를 확인한 뒤, 그보다 5천 원 싸게 붙였다. 그렇게 나온 값이 4만 원이었다.
새 제품 가격이나 몇 년 전 내가 산 가격은 기준으로 쓰지 않았다. 내가 얼마에 샀는지는 사는 사람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지금 이 앱에서 같은 물건이 얼마에 올라와 있는지, 나는 그것만 봤다.
3개를 본 데는 이유가 있다. 하나만 보면 그 사람이 급해서 싸게 내놨는지, 안 팔릴 값을 불러놨는지 알 수가 없다. 셋을 늘어놓으면 가운데가 눈에 들어오고, 거기서 조금 내리면 “이건 좀 싸네” 소리를 듣는 자리에 선다.
값을 정할 때 같이 정해둘 것이 하나 더 있다. 어디까지 깎아줄지 미리 선을 긋는 일이다. 중고거래에서 깎아달라는 말은 거의 반드시 나오는데, 선을 정해두지 않으면 채팅창에서 즉흥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얼마까지는 내려도 아깝지 않은지 올리기 전에 정해두면 그 대화가 30초에 끝난다.
왜 일주일 동안 아무도 안 물어봤을까?
글이 못났기 때문이다. 사진은 저녁에 형광등만 켜고 찍은 한 장이었고, 제목에는 그냥 모니터라고만 적었다.
이레째 되던 날 저녁에 두 가지를 고쳤다. 낮에 창가로 물건을 옮겨 다시 찍었고, 제목에 모델명을 넣었다. 그날 저녁에 세 명한테 연락이 왔다.
지나고 보니 이유는 단순하다. 사는 사람은 모델명으로 검색한다. 제목에 모델명이 없으면 그 사람의 검색 결과에 내 글은 아예 나타나지 않는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어두운 사진 한 장은 상태를 숨기는 것처럼 보인다. 숨길 생각이 없었는데도 그렇게 읽힌다.
| 항목 | 처음 올린 글 | 고쳐 올린 글 |
|---|---|---|
| 사진 | 저녁 실내조명, 1장 | 낮 창가, 여러 각도 |
| 제목 | 물건 종류만 적음 | 모델명 포함 |
| 가격 | 4만 원 | 4만 원 (안 바꿈) |
| 문의 | 이레 동안 0건 | 고친 날 저녁 3명 |
가격 줄을 일부러 표에 남겨뒀다. 값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였다. 안 팔릴 때 제일 먼저 손대고 싶은 것이 가격인데, 적어도 내 경우에는 가격이 문제가 아니었다.
흠집을 어떻게 쓸지도 같은 문제다. 지금은 흠집이 있으면 설명 아래쪽에 한 줄 적는 대신 사진으로 먼저 보여준다. 어차피 만나면 보인다. 만나서 보이면 그 자리에서 값을 깎자는 얘기가 나오고, 사진으로 미리 보여주면 그 얘기가 채팅에서 끝난다. 이쪽이 결국 빠르다.

약속은 어떻게 잡아야 어긋나지 않나?
한 번은 약속 30분 전에 연락이 끊겼다. 화가 났다기보다 허탈했고, 그 뒤로 약속 잡는 방식을 바꿨다.
지금 지키는 원칙은 두 가지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낮에 만난다. 여기에 하나를 더 붙이면 헛걸음이 줄어든다. 만나기 한두 시간 전에 확인 메시지를 보내고, 답이 없으면 그날은 나가지 않는 것이다.
장소는 집 앞이 편하지만 집 앞은 피하는 편이 낫다. 나는 동네 편의점 앞에서 만났다. 사람이 지나다니고, 밝고, 문제가 생기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아파트에 산다면 관리사무소나 정문 앞이 같은 조건을 채운다.
사기를 피하려면 무엇을 확인하나?
상대의 말보다 상대가 요구하는 방식을 본다. 돈을 먼저 보내달라거나, 앱 채팅을 놔두고 문자나 다른 메신저로 옮기자고 하거나, 낯선 링크로 안전결제를 하라고 하면 나는 그 자리에서 그만둔다. 파는 쪽일 때도 같다. 계좌부터 보내달라는 사람은 거른다.
문제가 생겼다면 신고는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경찰청이 운영하는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에서 사이버사기 신고를 접수한다. 신고 화면의 작성 예시에도 중고 거래 카페에 물건을 판다고 글을 올린 사례가 그대로 실려 있다. 2026년 9월 1일 기준으로 확인한 경로다.
직거래는 이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인다. 물건을 보고 그 자리에서 주고받으면 송금 사고가 끼어들 자리가 없다. 내 거래도 편의점 앞에서 물건과 값을 주고받는 것으로 끝났고, 그 사이에 낄 틈이 없었다.
올리기 전 5분 체크리스트
- [ ] 같은 물건 매물 3개를 확인하고 값을 정했다
- [ ] 얼마까지 깎아줄지 미리 선을 정했다
- [ ] 낮에 밝은 곳에서 여러 각도로 찍었다
- [ ] 제목에 모델명이나 정확한 물건 이름을 넣었다
- [ ] 흠집을 설명이 아니라 사진으로 먼저 보여줬다
- [ ] 만날 곳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밝은 장소로 정했다
- [ ] 약속 한두 시간 전에 확인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이 거래에서 남은 건 4만 원이 아니라 관점 하나였다. 일주일 내내 나는 물건 탓을 했다. 오래된 모니터라 안 나가나 보다, 요즘은 다들 큰 화면을 쓰니까, 하는 식으로. 그런데 바꾼 것은 물건이 아니라 사진과 제목이었고 결과는 그날 저녁에 나왔다.
그래서 안 팔린다고 가격부터 내리는 방식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값을 내리는 건 되돌리기 어렵지만 사진은 다시 찍으면 그만이다. 순서만 바꿔도 되는 일이었고, 나는 값을 한 번도 내리지 않고 팔았다.
다음 글에서는 끝내 팔리지 않고 남은 물건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무상수거와 나눔과 대형폐기물 신고를 같은 방식으로 하나씩 해보고 정리한다.
휴대폰을 정리할 생각이라면 중고로 파는 쪽과 보상판매 중 어디가 더 남는지부터 본다. 아이폰 보상판매와 중고거래, 듀오 사기 전 더 받는 쪽에 비교해 뒀다.
자주 묻는 질문
중고로 팔 때 값은 어떻게 정하나?
앱 검색창에 모델명을 넣어 올라온 매물 3개를 확인하고 그보다 조금 낮게 붙인다. 하나만 보면 급매인지 안 팔릴 값인지 알 수 없지만, 셋을 늘어놓으면 가운데가 눈에 들어온다. 내가 산 가격이나 새 제품 가격은 사는 사람에게 기준이 되지 않는다.
올렸는데 문의가 없으면 값부터 내려야 하나?
값보다 사진과 제목을 먼저 고친다. 낮에 밝은 곳에서 여러 각도로 찍고 제목에 모델명을 넣는 것만으로 반응이 달라진다. 내 모니터도 일주일 동안 채팅 한 통 없다가 사진과 제목을 바꾼 날 저녁에 세 명에게 연락을 받았다.
흠집은 설명에 적는 게 나은가, 사진으로 보여주는 게 나은가?
사진으로 먼저 보여주는 쪽이 낫다. 만나면 어차피 보이고, 그 자리에서 값을 깎자는 얘기가 나온다. 사진으로 미리 보여주면 그 대화가 채팅에서 끝난다.
거래 사기를 당했다면 어디에 신고하나?
경찰청이 운영하는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에서 사이버사기로 접수한다. 돈을 먼저 보내달라거나, 앱 채팅을 놔두고 다른 메신저로 옮기자거나, 낯선 링크로 안전결제를 하라는 요구가 나오면 그 자리에서 그만두는 편이 낫다.
참고 자료
-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 — 사이버사기 신고 접수 경로 (2026년 9월 1일 확인)
최종 업데이트: 2026년 9월 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