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표시 보는 법, 옆구리 라벨에서 두 개만 먼저 본다

세탁표시 보는 법, 옆구리 라벨에서 두 개만 먼저 본다

날이 선선해지면 옷장 깊숙이 넣어둔 니트와 가디건을 꺼내게 됩니다. 한 번 빨고 입으려고 세탁기 앞에 서면, 이 옷을 그냥 넣어도 되는지 잠깐 망설여집니다.

저는 그 순간에 라벨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다른 빨래와 같이 넣고, 마르면 입었습니다. 이 글은 그렇게 지내던 사람이 세탁 기호 보는 법을 처음부터 찾아본 기록입니다.

결론부터 적으면, 기호를 전부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세탁 기호 안의 온도 숫자와 네모 안에 원이 그려진 건조기 표시, 이 두 개를 먼저 봅니다. 이유와 근거는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세탁 기호 속 온도 숫자, 네모 안 원, X 표시 세 줄 요약

목차

세탁 표시는 옷 안쪽 어디에, 어떤 규칙으로 붙어 있나?

국내에서 파는 옷은 세탁 방법을 포함한 취급상 주의사항을 옷에 박아서 달아야 합니다. 국가기술표준원 고시 「안전기준준수대상생활용품의 안전기준」 부속서 1(가정용 섬유제품)은 표시사항을 “세탁 또는 드라이클리닝을 하더라도 떨어지거나 지워지지 않도록 박음질 또는 그와 동등한 효과의 방법으로” 달고 한글로 적으라고 정했습니다.

라벨이 여러 장인 이유도 이 기준에 있습니다. 의류에는 섬유 혼용률, 제조자나 수입자, 제조국, 제조연월 같은 식별 정보, 취급상 주의사항, 표시자 연락처를 적어야 합니다. 적을 게 많아 여러 장으로 나눠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처음 막힌 곳이 여기였습니다. 옷마다 옆구리 안쪽에 라벨이 여러 장 겹쳐 붙어 있어서, 어느 것이 세탁 표시인지부터 헷갈렸습니다. 찾는 요령은 단순합니다. 숫자 뒤에 %가 붙은 장은 혼용률이고, 그림 기호가 줄지어 있거나 ‘물세탁’, ‘드라이’ 같은 글자가 적힌 장이 세탁 표시입니다.

기호 모양이 옷마다 다르게 생긴 이유는?

옷장 안에는 기호 체계가 두 가지 섞여 있습니다. 하나는 국내 표준 KS K 0021 「섬유 제품의 취급에 관한 표시 기호 및 그 표시 방법」을 따른 한국식 기호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 브랜드 옷에서 자주 보이는 국제표준 ISO 3758 기호입니다.

국내 기준은 분명합니다. 같은 부속서 7.3.1은 물세탁이나 드라이클리닝 방법을 포함해 4종류 이상을 KS K 0021에 따라 “한글 또는 기호로 표시하여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기호 대신 한글 문장으로 적어도 기준을 지킨 표시입니다.

KS K 0021은 2023년 12월 29일 개정에서 기호표를 크게 고쳤습니다(한국표준협회 표준 이력 기준). 표준 개발에 참여한 섬유 시험기관 KATRI시험연구원의 2024년 세미나 자료를 보면, 국제 기호를 그대로 들여오지 않고 절충안을 택했습니다. 국제 기호가 프랑스 GINETEX(국제의류케어라벨링협회)의 등록 상표라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점이 이유로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개정 뒤에도 세탁기 모양 안에 ‘약’, ‘중성’ 같은 한글을 넣는 한국식 모양이 남았습니다.

물세탁·손세탁·기계건조·다림질·드라이클리닝의 한국식과 국제식 기호 비교표

온도 숫자와 건조기 표시, 왜 이 두 개부터 보나?

울 섬유가 줄어드는 조건이 물기와 열과 마찰이고, 그 결과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19년 학술지 Journal of Advanced Research에 실린 양모 방축가공 리뷰 논문은, 젖은 울이 세탁이나 텀블 건조에서 열과 마찰을 받으면 표면 비늘이 톱니처럼 맞물려 원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설명합니다. 논문은 이것을 되돌릴 수 없는 펠팅 수축이라고 적었습니다.

첫째, 세탁 기호 안의 숫자는 넘기면 안 되는 최고 온도입니다. 2023년 개정 KS K 0021은 온도 정의를 “95℃를 표준으로”에서 “최대 95℃에서”로 바꿨고, 국제 기호도 대야 안 숫자를 최고 세탁 온도로 씁니다. 30이 적힌 옷을 40℃ 코스에 넣으면 그 순간 기준을 넘깁니다.

둘째, 네모 안에 원이 그려진 모양이 기계건조, 곧 건조기 표시입니다. 한국식은 원 안에 ‘기계건조 60℃’ 같은 글자가 들어가고, 국제 기호는 원 안의 점 개수로 온도를 나눕니다. 이 모양 위에 X가 겹쳐 있으면 건조기에 넣으면 안 되는 옷입니다.

라벨을 한 번도 안 읽던 입장에서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기호를 다 외우려다 포기하느니, 온도 숫자와 건조기 표시 두 개만 매번 보는 편이 오래 갑니다. 줄어든 울은 되돌릴 방법이 없으니 이 두 단계가 먼저입니다. 다만 한국식 라벨에서는 숫자가 물통이 아니라 세탁기 모양 안에 들어 있습니다. 모양보다 숫자와 X 표시를 찾는다고 생각하면 두 체계 모두에서 통합니다.

헷갈리기 쉬운 기호는 무엇인가?

밑줄과 드라이클리닝 기호는 옷이 만들어진 시기에 따라 뜻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두 체계를 나란히 놓고, 라벨에서 먼저 볼 부분만 추렸습니다.

기호 계열한국식 (KS K 0021, 2023년 개정)국제식 (ISO 3758)먼저 볼 것
물세탁세탁기 모양 네모 안 온도, ‘약’·’매우 약’·’중성’ 글자대야 안 숫자, 밑줄로 약하게 표시숫자는 최고 온도
손세탁대야 모양에 ‘손세탁’ 글자대야에 손 모양세탁기 코스 쓰지 않기
기계건조네모 안 원, ‘기계건조 60℃’ 같은 글자네모 안 원, 점 1~2개X가 있으면 건조기 금지
다림질다리미 안 숫자 1·2·3다리미 안 점 1~3개3은 최대 210℃, 1은 최대 120℃
드라이클리닝원 안 ‘드라이’ 글자, 밑줄은 약하게원 안 알파벳(P·F·W 등), 밑줄은 제한오래된 옷의 밑줄은 뜻이 다름

드라이클리닝은 따로 짚어야 합니다. KATRI시험연구원 자료는 2023년에 새로 생긴 ‘약한 드라이클리닝’ 기호가 기존 ‘전문점 드라이클리닝’ 기호와 모양이 같으니 주의하라고 적었습니다. 같은 모양이 옛 라벨에서는 전문점에 맡기라는 뜻이고, 새 라벨에서는 약하게 처리하라는 뜻입니다. 새 기준의 전문점 표시는 원 안에 ‘전문점’ 글자가 들어갑니다.

손세탁 표시도 흘려보기 쉽습니다. 2023년 개정 기호표는 대야 모양 ‘손세탁’ 기호를 손으로 약하게 빨 수 있다고 정의하면서 괄호로 “세탁기 사용 불가”를 붙였습니다.

옷장 앞에서 확인할 여섯 가지 세탁 라벨 점검 항목

오늘 할 일: 옷장 앞 10분 체크리스트

라벨을 읽는 습관 하나가 분쟁의 한 갈래를 줄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2019년 6월 27일 발표한 섬유제품심의위원회 결과를 보면, 2018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접수된 분쟁 6,257건 가운데 17.7%(1,106건)가 소비자 책임으로 판정됐습니다. 그중 77.7%(859건)는 표시된 세탁방법을 지키지 않았거나 입다가 찢어진 경우를 묶은 ‘취급부주의’였습니다.

  • [ ] 옷 안쪽 라벨 중 그림 기호나 ‘물세탁’·’드라이’ 글자가 있는 장 찾기
  • [ ] 세탁 기호 안 숫자를 보고 그보다 높은 온도 코스 쓰지 않기
  • [ ] 네모 안 원 모양에 X가 있는 옷은 건조기 빨래에서 빼기
  • [ ] ‘손세탁’ 표시가 있는 옷은 세탁기 빨래와 나눠 두기
  • [ ] 원 아래 밑줄이 있는 오래된 옷은 세탁소에 라벨을 보여주고 맡기기
  • [ ] 혼용률 라벨에서 울·캐시미어가 들어 있는지 확인하기

저처럼 라벨을 한 번도 안 봤던 사람이라면, 이번 환절기에 꺼내는 옷부터 한 벌씩 뒤집어 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여름 가전을 넣는 순서는 에어컨·선풍기 보관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같은 방식으로 겨울 이불과 패딩을 빨기 전에 확인할 표시를 정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세탁 기호를 전부 외워야 하나요?

아닙니다. 세탁 기호 안의 온도 숫자와 네모 안에 원이 그려진 건조기 표시, 이 두 개만 먼저 보면 대부분의 사고를 막습니다. 줄어든 울은 되돌릴 방법이 없어서 이 두 단계가 먼저입니다.

기호 안의 숫자는 권장 온도인가요, 최고 온도인가요?

넘기면 안 되는 최고 온도입니다. 2023년 개정된 KS K 0021은 온도 정의를 “95℃를 표준으로”에서 “최대 95℃에서”로 바꿨고, 국제 기호도 대야 안 숫자를 최고 세탁 온도로 씁니다. 30이 적힌 옷을 40℃ 코스에 넣으면 그 순간 기준을 넘깁니다.

왜 옷마다 기호 모양이 다르게 생겼나요?

옷장 안에 국내 표준 KS K 0021 기호와 국제 기호가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 기호가 프랑스 GINETEX의 등록 상표라 사용료 문제가 있어, 2023년 개정 뒤에도 세탁기 모양 안에 ‘약’, ‘중성’ 같은 한글을 넣는 한국식 표시가 남았습니다.

‘손세탁’ 표시가 있으면 세탁기 약한 코스도 안 되나요?

안 됩니다. 2023년 개정 기호표는 대야 모양 손세탁 기호를 손으로 약하게 빨 수 있다고 정의하면서 괄호로 “세탁기 사용 불가”를 함께 적었습니다.

참고 자료

최종 업데이트: 2026년 9월 14일